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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에 해당되는 글 8건
2008/07/18 20:00

우리말을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 "본말전도"라는 숙어를 설명할때 예로 보여줄만한 일을 정부가 추진한다. 정부가 정규직 전환 없이 비정규직으로 고용할 수 있는 한도(짧게 "비정규직 한도"라고 하자.)를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한다. 이것은 맹박군만의 얼빠진 짓이 아니다. 김대중의 얼치기 공황 타개책이 계속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정부라고 해서 모두 바보들만 모여 앉아 있는 것은 아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비정규직의 고용기간을 2년에서 그 이상으로 늘리면 정규직 전환 기회가 더 줄어드는 문제가 있다"며 [...]
그 관계자도 새로 추진하는 정책이 비정규직 근로자의 입장에서 보면 조삼모사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얘기다.

누구나 다 아는 얘기지만 또다시 정리해보자. 비정규직이 고용주에게 인기인 것은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용주 입장에서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꿀 이유가 없다. 기업은 자선단체가 아니므로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이다.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비용이 정규직을 고용하는 비용보다 훨씬 적게 드는 한, 2년짜리 비정규직을 3번 (서로 다른 사람을) 고용해서 6년 고용하나, 3년짜리 비정규직을 2번 고용해서 6년 고용하나 기업의 입장에서는 그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이유가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비정규직 한도가 길어지면, 비용측면에서 기업에게 약간 유리해진다. 비정규직 계약의 횟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그 관련비용이 줄어드는 것이다. 예컨대, 엄청난 수의 비정규직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계약횟수가 줄어들면 비정규직 계약을 담당하는 인사/노무관리 정규직 직원의 수를 줄여도 업무량을 같게 유지할 수 있으니, 그 줄어드는 직원 수만큼 정규직 고용비용을 줄일 수 있다. 게다가, 계속 되풀이 되는 말이지만, 애시당초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전환할 목적으로 고용하는 인력이 아니다. 고용불안은 "비정규직"이라는 제도 자체에 따르는 결과이지, 비정규직 한도가 짧아서 생긴 일이 아니다. 작년 11월에 눈물 닦으며 맹박군 찍으라던 이영민군은 몸으로 겪었으니 이를 아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용안정"을 내세우며 마치 근로자복지를 위한 정책을 집행하는 것처럼 거짓말하는 인간들은 쥐어박고 싶다. 그 말대로 "고용안정"을 하려면, 왜 비정규직 한도를 50년으로 하지 않는가? 그러면 아무도 정규직 전환없이 "안정"된 비정규직 고용을 평생 누릴 수 있잖아? 영민군이 울면서 "파리목숨"이라고 하던 비정규직을 오래도록 "안정"되게 유지하면, 영민군은 투표로써 얻고자 하는 것을 얻었다고 생각하고 행복하게 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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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각도에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의문: 자칭 언론에서는 매번 한국에 고급인력이 없다고 난리이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은 미숙련 저임금 노동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해서 비용을 줄이는 60년대식 생산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숙련도가 중요하다면 저임금 비정규직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그러면, 고급인력이 왜 필요하지?

  • 고급인력이 숙련도가 높다던가 아니면 교육정도가 높아서 숙련이 빠르다거나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면, 현재 우리나라 수준의 생산관계에서는 거의 필요가 없는 사람들.
  • 고급인력이 기술지식이 많은 사람을 말한다면, 어차피 그런 사람들은 조금만 있어도 충분하지. (이건희 말대로, 많은 사람 먹여 살리는 천재들.)
어디에서 "고급"인력이 그렇게 모자라는지 알 수가 없다. 어쩌면, 미숙련자 수준의 저임금을 지급해도 되는 숙련된 고급인력을 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관형어구를 명확히 하면 의미가 확실해지는데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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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1 21:00

우리말의 특징중의 하나가 과감한 생략이다. 서로 뻔히 다 안다는 전제하에 주어 생략은 늘 있는 일이다. "밥 먹었냐"라고 물어보지 않고 "너 밥 먹었냐"라고 물어보면 오히려 시비거는 듯이 들린다. 이런 것을 최대한 악용한 인물이 맹박군과 그 주변의 인물들이다. 그 유명한 "내가" BBK를 설립했다라고 말하지 않았으니까 아니다라는 얘기를 벌써 잊어버린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국제적으로 거래되는 쌀값이 폭등하는 것을 놓고 농산물의 자급이 중요하다고 떠들던 사람들이 쇠고기 수입을 환영하고 나섰다. 아마도 쇠고기는 자급해야할 농산물이 아니었나보다. 어쩌면, "쇠고기를 포함한" 농산물의 자급이라고 하지 않았으니까 관계가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이렇게 과감하게 생략된 단어들을 찾아내서 정책의 의도를 알아내도록 퍼즐을 제공하는 그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이 퍼즐 하고 있으면 시간이 참 잘 간다. 퍼즐을 맞게 풀면 그들은 "오해다"라고 할 것이니 정답을 확인하기도 쉽다. 기왕 하는김에 앞으로 나올 퍼즐에 대비한 연습으로, 이미 나온 퍼즐을 더 풀어보자.

맹박군의 "경제를 살리겠습니다"라는 구호. 이거, 아무리 봐도 '"미국" 경제를 살리겠습니다'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경제는 나아지는 기미보다는 악화되는 모양새가 강하다. 예컨대, 이런 기사에는 최근 몇달간의 상황이 요약되어 있다. 한편, 미국 농업 종사자들은 좀더 확대된 한국 시장을 얻었다. 이것들을 모아서 보면, 맹박군이 살리겠다는 경제는 우리나라 경제가 아닌 것은 확실하다. 나는 아직까지는 정확히 어느 나라 경제를 맹박군이 살리는지 모르겠다. 심증으로는 미국 경제를 살리는 것 같지만서도... 이영민군과 김창현 할머니는 아마 알지 않을까?

내친김에 맹박군의 경제성장율 구호도 보자. 경제성장율 7%를 구호로 내걸고는, 당선되고 난 뒤 얼마후에 6%로 내렸다. 한편, 누가 맨 처음에 그렇게 말했는지는 모르지만, 잠재성장율을 검색해보면 희안하게도 우리나라 잠재성장율을 5%라고 말한다. 실제 경제성장율이 우연히 한두번 잠재 성장율을 초과할 수는 있지만, 그게 늘 있는일이 될 수는 없다. 만일 그게 늘 있는 일이면, 잠재성장율이 잘못 계산된 것이다. 반면, 잠재성장율의 계산이 맞게 되었는데, 7%의 경제성장율을 매년 달성한다는 말이 생판 거짓말이 아니라면, "명목" 경제성장율이 7%라고 해야 모순이 생기지 않는다. 보통 경제성장율이라고 하면 실질경제성장율에서 "실질"을 생략하고 하는 말인데, 맹박군 하는 짓으로 봐서는, "실질" 경제성장율이라고 말한 적이 없으니까 "명목" 경제성장율 7%를 달성했다고 우길 것으로 예상된다. (혹시라도 모른다면, 그 차이는 물가 상승율이다. 현재의 물가상승율로 미루어 볼 때, 올해 명목경제성장율은 7% 목표치를 한참 초과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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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만큼 "사"고를 "칠"거라는 747공약으로 미루어 볼 때, 앞으로도 풀어야 할 퍼즐은 무궁무진하겠다. 퍼즐을 좋아하는 사람, 여기 붙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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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언: 조선일보 기자가 김창현 할머니를 최근에 인터뷰했다. 조선일보라는 틀에 안 어울리게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온다.

“그때 잘못하면 소 160마리 끌고 가서 가만 안 둔다고 했는데, 지금 정부가 하는 것 보면 어떻냐”고 물었다. 잠깐 침묵한 김씨의 말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아, 지금 정부가? 글쎄요. 여론으로 보면 ‘이 대통령은 농촌이 안중에 전혀 없는 사람이다’고 걱정을 해요. 어제도 한 친구가 놀러와서 그런 얘길 하더라고. 우리 농촌 그냥 무너진다고. 그래서 내가 그랬어. ‘아 대통령 혼자 정치하냐. 국회의원이 수백 명이고 장관들이 각 부처에 있고 거기에 다 전문가들이 있고. 대통령 하나가 농촌을 모른다고 해서 농촌 외면 당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고.”

그는 잠깐 말을 멈추고 “내가 대통령 옹호하는 건 아니에요. 그렇죠?”라고 되물은 뒤 다시 말을 이었다. “대통령이 물론 틀은 세워놓겠지. 그렇지만 그 밑에서 움직이는 거는 정치하는 사람들 문제지. (이 대통령이) 기업도 큰 기업만 한 사람이기 때문에 중소기업 다 죽일 거다, 농촌 사람들 다 죽일 거다, 지금 여론들은 그래요. 그래서 모르겠어. 그게 맞는 말인지.”

할 말이 없다. 그래도 할머니는 꿋꿋하다.
― 현 정권에 대해 좀 실망하시지 않았나요?
“아직 몰라요. 실망하는 건 아니고. 인사 단행하고 밀어 붙이는 거 보면 뭔가 해내긴 해낼 거 같어.”

― 그러니 좀더 두고봐야 한다는 건가요?
“그럼요. 끝에 가봐야 알지. 잘하고 못 한 거는 끝나봐야 알고. 그 사람 인생이 잘 살았는지 못 살았는지는 죽어봐야 알고. 내가 뭐가 뭔지 속된 말로, 똥인지 된장인지 분간도 못하는 사람이 뭘.

맹박군이 소망교회 사람들을 무조건 믿듯이, 할머니도 맹박군을 절대 신뢰하는구만. 한편으로는, 김대중이가 정권을 잡았을때, 그 영감을 무조건 지지하던 사람들의 모습이 겹친다.

세월이 흘러가도 발전하는게 없다. 입맛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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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0 00:00

최근 두어달 동안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보아온 사람들에게 잔잔한 웃음을 주는 기사가 났다.

이명박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 한국노총의 분위기는 냉랭해졌다. '노동자의 자기배반'이라는 비판을 감수하며 정책연대를 강행했지만 이당선인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 정도도 내다볼 줄 모르는 것은 "한국노총"이라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는 조직의 사람들이라는 것도 한가지 이유이겠지만, 우리나라의 노동조합이 90년대를 통과하면서 전반적으로 부패한 이익집단으로 변질되고, 그와 함께, 상급노조 집행부가 일신의 영달을 위해 권세에 아부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되어버린 것 또한 중요한 이유이다.

19세기에 나온 책들조차 읽지도 않고 21세기의 "정책연대"를 주장하신 그분들 덕분에 나는 한바탕 큰소리로 웃고 정신건강을 회복한다. 다른 사람들이 맹박이게게 아부하는 것이 바보짓이라고 할 때에는 '네놈들이 바로 바보다'라고 했겠지.

맹박이의 고용정책은 싸구려 미숙련 노동의 대량조달이라는 점을 지적한게 나만 해도 한두번이 아니건만... 아마도 저임금 미숙련 노동자의 대량창출이 한국노총에 가입된 노조의 수와 조직률을 올려 줄 것이라고 믿었나보구나. 무뇌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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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참, 영민군은 만족하는지 몰라. 저임금 미숙련 노동자로 취업이 될텐데... 아홉자로 쓰면 "비정규직 노동자"보다 두자가 많으니깐 좋아보이겠지?

첨언: 한국노총 같은 무뇌아들은 자기행동에 책임을 지고 그 댓가를 치루는게 아주 당연하다. 그러나, 그런 놈들 때문에 나같은 사람까지 더불어 고생하게 되는 것은 매우 기분 나쁘다. 군대에서 하던 얘기대로, 무식하고 부지런한 놈들이 앞장서면 많은 사람 고생한다. 맹박이를 필두로 그런 인간들이 너무 많다.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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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바나나 | 2008/01/11 14:5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정책연대를 강행했지만이라 친기업 정책에 분위기가 냉랭해졌다라..
몰랐나? 이제와서 새삼스럽게 헛소리를 하는군요 ㅡ/ㅡ
movsd | 2008/01/11 19:24 | PERMALINK | EDIT/DEL
그래서 한편으로는 답답하지만, 한편으로는 웃음이 나오는 상황이잖아요. 톨스토이가 종종 등장시킨 욕심만 많은 헛똑똑이들을 보고 웃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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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30 01:03

요즘 교과서에서는 공개시장조작정책을 금융정책이라고 가르치지 않는 모양이다. 중앙일보에는 상당히 자극적으로 제목을 붙인 "다급한 한은 '경제학 원론'도 무시"라고 하는 기사가 나왔다. (이 링크는 기사에서 연결된 기자의 블로그에 중복 발행된 글의 링크다.)

그 기사의 첫 문단을 보면

한국은행은 전통적으로 보수적이다. 어지간해선 경제학 원론이 가르치는 바를 잘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29일 한은은 경제학 원론을 벗어났다. 국채시장에 직접 개입한 것이다. 시장에서 결정돼야 할 장기 금리를 의도적으로 낮추기 위해서였다. 경제학 원론에선 단기금리는 몰라도 장기금리는 통화 당국이 조절할 수 없으며 해서도 안 된다고 가르친다.

어느 교과서에서 그렇게 가르쳤는지 매우 궁금하다. 기왕이면,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그 교과서를 밝혔으면 좋겠다.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려는 학생들에게 틀린 말을 하는 교과서는 블랙리스트에 올려 사지 못하게 해야한다.

요즘도 고등학교 사회시간에 가르치는지는 모르지만, 공개시장조작이 통화량을 조절하는데 쓰이는 정책수단임을 나에게 가르쳐 준 것은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였다. 대학생들 보는 경제학원론 책이 아니다. 고등학교 교과서란 말이다.

경제학원론 수준의 내용을 덧붙이면, 정책수단과 정책지표를 구분하는 부분이겠다. 통화량과 이자율이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는 것은 경제학원론을 진짜 읽어본 사람은 누구다 다 아는 얘기이다. 그래서, 통화량을 조절하는 것이 궁극의 목적인데, 이것을 직접 재는 것이 어려우니까 그것의 지표로 이자율을 보는 것이다. 이자율이 얼마인지 알고, 본원통화가 얼마인지 알면 통화량을 (일정한 오차범위 안에서) 알 수 있으니까. 그러므로, 이자율을 조절한다는 것은 곧 통화량을 조절한다는 것이다. 이자율을 조절하는 정책수단으로 쓰는 것 중에 하나가 공개시장조작이며, 그것을 쉽게 풀어쓰면 채권을 사고 파는 것을 말한다.

이 정도의 지식이면 인용한 문단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쉽게 지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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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다리: 한국을 지배하는 시카고 경제학은 장기적 생산수준은 "자연적"인 균형에서 결정되므로 통화정책을 써봐야 장기적으로는 물가만 올라간다고 가르친다. (남미를 폐허로 몰아넣은 그 시카고 경제학이다.) 새로운 얘기가 아니라 40년이 다 되어가는 얘기다. 장기적인 생산수준은 장기적인 투자와 관련이 있고, 투자는 이자율에 영향을 받는 것이니, 기자가 쓴 "장기금리는 통화 당국이 조절할 수 없으며"라는 구절은 호의적으로 해석해줄 여지가 있다. 하지만 같은 문단의 엉뚱한 소리는 과연 그 문장이 여러번의 연결고리를 따라가서 결론만 제시한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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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으로 한국의 금융정책을 논하려면, 후진적인 "관치"의 관행을 확실하게 뿌리뽑아서, 이자율이 통화지표로서 진짜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얘기이겠지만, 그 얘기는 지나치게 벗어나는 주제이니깐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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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고등학교 사회교과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고등학교때 다 배웠다.)
권장도서: 기자가 참고한 경제학 원론이 아닌 경제학 원론 교과서 (기자가 참고한 책이 밝혀지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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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0 19:49
세계일보의 기사에 의하면
앞서 3분기 기준 도시근로자가구의 엥겔계수는 2003년 27.9%에서 2004년 28.5%로 오른 뒤 2005년 27.2%, 2006년 26.5% 등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이 수치는 통계청의 가계수지 동향을 기초로 소비지출 총액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산출한 것으로, 외식비와 주류 등이 포함돼 일반적인 엥겔계수와는 차이가 있다.

소득 5분위 별로는 3분기 기준 소득 하위 20%인 1분위가 30.4%로 가장 높았고 2분위 29.3%, 3분위 27%, 4분위 25.4%, 5분위 22.6%였다. 소득이 높을수록 엥겔계수가 낮다는 엥겔의 법칙이 그대로 나타났다. 전체 소득이 증가하는 가운데 문화생활 지출이 늘어나는 대신 식료품비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의 홍보페이지에 의하면, 비슷한 얘기가 한국일보에도 나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기사는, 따로따로 떼어 놓으면 말이 될 법한 얘기들을 재미있게 조합시켜 놓았다. 별 생각이 없이 보면, 최근 3년간 소득이 높아져서 식료품 비중이 줄어들었다고 착각하기 딱 좋다. 과연 그런가? 그림을 그려 보자.

여기의 그림은, 지난 20년간의 소득과 식품소비를 가지고 엥겔계수 비슷하게 계산한 값들을 그린 것이다. 계산자료는 통계청의 도시근로자 2인이상의 가계 자료를 이용한 것이고, 그 자료의 변수 이름으로 표현하면, 그림에 그려진 엥겔계수는

         식료품 소비지출 / [ 소득 - 비소비지출 ]
이다. (식료품 항목은 통계청 자료에서 소비지출의 하위항목이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차감한 것은, 비소비지출이 조세와 사회보장비 등의 항목이므로, 가처분소득의 근사값을 구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림의 선은 위로부터 아래로 높아지는 소득수준 그룹을 나타낸다. 그림에서 맨위의 선은 하위 10%가구이고 그 바로 아래의 선은 하위 20%가구, 그 아래는 하위 30%가구, 이렇게 해서 맨 밑의 선은 최상위 가구이다. 평균선은 잘 안보이는데, 70%가구선과 거의 구분할 수 없이 같다.

그림에서 보이는 것은 엥겔계수의 완만한 감소추세이다. 이 감소추세는 소득이 높은 그룹에서 좀더 강하고, 저소득 그룹에서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특별히 눈에 들어오는 것은 공황이후 지난 10년동안에는 추세라기보다는 "진동"형태라는 점이다. 또 한가지 특이한 점은 최상위그룹은 경제위기 당시에 오히려 엥겔계수가 확 감소해서 계속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3년간의 완만한 엥겔계수 하락은 지난 20년간의 추세에서 보면, 그냥 작은 잡음 수준의 변화일 뿐이다. 물론, 장기적으로 경제가 성장하면서 소득수준은 증가하기 마련이니, 그 추세에 기대어 소득증가를 큰소리로 선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20년간의 그림을 보고도 마치 지난 3년만 특별히 소득이 많이 증가한 것처럼 말할 수 있는지는 각자 판단의 몫이다.

한편, 지난 10년간의 추이에서 보이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대표적인 경제분야 업적인 양극화에 주목하게된다. 하위 10% (맨위의 선) 엥겔계수는 지난 10년간 엄청나게 요동치면서 중간으로부터 멀어진다. 오히려 지난 10년간만 떼놓고 보면, 완만한 증가추세라고 해도 쉽게 반박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게다가, 최상위 그룹의 엥겔계수는 지난 10년간 거의 변화가 없다. 다른 그룹들은 상대적 소득의 양에 따라 출렁거려도, 최상위 그룹은 김대중의 어설픈 공황정책으로 이득을 본 뒤에는 계속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림에서는 잘 안보이지만, 다른 그룹들도 미세하게 벌어졌다. 하지만, 상/하위 10%만큼 그렇게 확연한 수준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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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밀하게 하려면, 계산을 할때 실질소득과 실질소비를 가지고 계산해야 할 것이다. 물론, 통계청 자료의 명목자료만 가지고 해도 거시물가수준만 고려하면 계산시 상쇄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거시물가수준은 행정전시효과를 위해, 생필품의 가격을 통제하는 상황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식품비만의 물가수준과 전반적인 물가수준은 괴리가 있기 마련이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몸으로 느끼는 사실!) 이런 점이 고려되면, 엥겔계수의 값은 약간 커질 것이다.

한편, 지난 10년간의 식품비에 관련하여 가장 큰 변화는 중국산 싸구려 식품이 대량으로 유입된 사실이다. 이 사실이 어떻게 반영되는지는 통계청 자료만 가지고는 알 수가 없다. 한가지 가능성은, 중국산 싸구려들이 식품비 지출의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했을 수도 있다. 진짜 그렇다면, 소득과는 관계없이 엥겔계수가 하락할 수도 있다. 물론, 모든 식품이 중국산 싸구려로 대치되는 것이 아니므로 일정부분만 영향을 주었다고 보는 것이 더 사실에 가까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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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언: 인용된 세계일보 기사에 트랙백을 보냈으면 좋겠는데, 뭐 로긴하란다. 또 주민등록번호 대고 가입하라는 얘기인가보다. 자칭 IT강국 한국의 창피한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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