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교과서에서는 공개시장조작정책을 금융정책이라고 가르치지 않는 모양이다. 중앙일보에는 상당히 자극적으로 제목을 붙인 "다급한 한은 '경제학 원론'도 무시"라고 하는 기사가 나왔다. (이 링크는 기사에서 연결된 기자의 블로그에 중복 발행된 글의 링크다.)
그 기사의 첫 문단을 보면
한국은행은 전통적으로 보수적이다. 어지간해선 경제학 원론이 가르치는 바를 잘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29일 한은은 경제학 원론을 벗어났다. 국채시장에 직접 개입한 것이다. 시장에서 결정돼야 할 장기 금리를 의도적으로 낮추기 위해서였다. 경제학 원론에선 단기금리는 몰라도 장기금리는 통화 당국이 조절할 수 없으며 해서도 안 된다고 가르친다.
어느 교과서에서 그렇게 가르쳤는지 매우 궁금하다. 기왕이면,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그 교과서를 밝혔으면 좋겠다.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려는 학생들에게 틀린 말을 하는 교과서는 블랙리스트에 올려 사지 못하게 해야한다.
요즘도 고등학교 사회시간에 가르치는지는 모르지만, 공개시장조작이 통화량을 조절하는데 쓰이는 정책수단임을 나에게 가르쳐 준 것은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였다. 대학생들 보는 경제학원론 책이 아니다. 고등학교 교과서란 말이다.
경제학원론 수준의 내용을 덧붙이면, 정책수단과 정책지표를 구분하는 부분이겠다. 통화량과 이자율이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는 것은 경제학원론을 진짜 읽어본 사람은 누구다 다 아는 얘기이다. 그래서, 통화량을 조절하는 것이 궁극의 목적인데, 이것을 직접 재는 것이 어려우니까 그것의 지표로 이자율을 보는 것이다. 이자율이 얼마인지 알고, 본원통화가 얼마인지 알면 통화량을 (일정한 오차범위 안에서) 알 수 있으니까. 그러므로, 이자율을 조절한다는 것은 곧 통화량을 조절한다는 것이다. 이자율을 조절하는 정책수단으로 쓰는 것 중에 하나가 공개시장조작이며, 그것을 쉽게 풀어쓰면 채권을 사고 파는 것을 말한다.
이 정도의 지식이면 인용한 문단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쉽게 지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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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다리: 한국을 지배하는 시카고 경제학은 장기적 생산수준은 "자연적"인 균형에서 결정되므로 통화정책을 써봐야 장기적으로는 물가만 올라간다고 가르친다. (남미를 폐허로 몰아넣은 그 시카고 경제학이다.) 새로운 얘기가 아니라 40년이 다 되어가는 얘기다. 장기적인 생산수준은 장기적인 투자와 관련이 있고, 투자는 이자율에 영향을 받는 것이니, 기자가 쓴 "장기금리는 통화 당국이 조절할 수 없으며"라는 구절은 호의적으로 해석해줄 여지가 있다. 하지만 같은 문단의 엉뚱한 소리는 과연 그 문장이 여러번의 연결고리를 따라가서 결론만 제시한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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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으로 한국의 금융정책을 논하려면, 후진적인 "관치"의 관행을 확실하게 뿌리뽑아서, 이자율이 통화지표로서 진짜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얘기이겠지만, 그 얘기는 지나치게 벗어나는 주제이니깐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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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고등학교 사회교과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고등학교때 다 배웠다.)
권장도서: 기자가 참고한 경제학 원론이
아닌 경제학 원론 교과서 (기자가 참고한
책이 밝혀지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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