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에서 주민등록번호를 넣으라고 반강제를 할때, 공공기관 웹사이트에서는 주민등록번호를 안써도 된다는 기사를 보았다. 드디어 공무원들이 정신을 차리고 일을 하기 시작했구나하고 읽어보았더니, 역시나, 사람들을 조삼모사 원숭이 취급하고 있다.
자칭 "IT 강국"의 수준에 대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이 만행이 결국은 실행이 된다. 같지도 않은 "콘텐츠"로 "가입"을 강요하며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는 기업들이, 형식적으로는 일부 지정된 장소에 글을 쓸때에만 해도 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항상 주민등록번호를 집어넣으라고 윽박지른다.
벌써 한두번 하는 이야기도 아니고, 또, 나만 하는 이야기도 아니지만, 도대체가 주민등록번호를 일단 "까고보라"는 발상이 틀려먹은 일이다. 이미 법원은 기업이 본인임을 확인할 의무가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아직도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는지는 기업과 이를 법제화한 기관이 알 바이다.
성문법체계를 우선하는 관습법이냐? 혹은,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관행"의 하나이냐?
도대체가, 한국어로 된 놀이터는 한국 국적자만 사용한다고 가정하는 태도가 글러먹었다. (한글 윈도우즈에 한글 인터넷익스플로러를 사용한다고 제멋대로 하는 가정은 오늘은 봐주고 넘어가자.) 군대 안 가려는 목적으로 영어는 한마디도 못해도 국적은 미국인인 자들이 많은 나라에서, 한국어 잘하는 미국인을 장관으로 여러번 임명하는 나라에서, 그렇게 국수주의적인 폐쇄성을 자랑스럽게 떠벌인다는 것에 당황스럽다.
(숨은 반어 찾기.)
이 심각한 사태에 대해, 법원은 가볍게 기업의 손을 들어주었다. 요컨대,
재판부는 "회사의 약관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법률 규정, 회사의 정보보호 정책에 의해서 봐도 이 규정들이 원고측 주장처럼 처음 가입시 본인 확인 의무가 있다고 주장할 근거로 볼 수 없다. 또 회사는 간접적 제3자로서, 명의도용 행위자들과 직접적 관련성이 없는 상황에서 원고들의 손해를 전보할 책임이 있는 조리상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본인을 확인할 의무가 없다면,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한 두번 지적된 사항이 아니니깐 구차하게 왜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는게 잘못된 일인지는 말하지 않겠다. 그래도 모르겠다면 이런 기사같은 황당한 사건을 보라.
본인을 확인할 의무가 없으면 본인이 성인임을 확인할 의무도 없으니까 더더군다나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해서는 안된다.
심하게 비뚤어진 한국의 오락, 통신 사업자들의 영업행태를 이 기회에 바꾸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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