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 "본말전도"라는 숙어를 설명할때 예로 보여줄만한 일을 정부가 추진한다. 정부가 정규직 전환 없이 비정규직으로 고용할 수 있는 한도(짧게 "비정규직 한도"라고 하자.)를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한다. 이것은 맹박군만의 얼빠진 짓이 아니다. 김대중의 얼치기 공황 타개책이 계속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정부라고 해서 모두 바보들만 모여 앉아 있는 것은 아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비정규직의 고용기간을 2년에서 그 이상으로 늘리면 정규직 전환 기회가 더 줄어드는 문제가 있다"며 [...]그 관계자도 새로 추진하는 정책이 비정규직 근로자의 입장에서 보면 조삼모사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얘기다.
누구나 다 아는 얘기지만 또다시 정리해보자. 비정규직이 고용주에게 인기인 것은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용주 입장에서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꿀 이유가 없다. 기업은 자선단체가 아니므로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이다.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비용이 정규직을 고용하는 비용보다 훨씬 적게 드는 한, 2년짜리 비정규직을 3번 (서로 다른 사람을) 고용해서 6년 고용하나, 3년짜리 비정규직을 2번 고용해서 6년 고용하나 기업의 입장에서는 그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이유가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비정규직 한도가 길어지면, 비용측면에서 기업에게 약간 유리해진다. 비정규직 계약의 횟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그 관련비용이 줄어드는 것이다. 예컨대, 엄청난 수의 비정규직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계약횟수가 줄어들면 비정규직 계약을 담당하는 인사/노무관리 정규직 직원의 수를 줄여도 업무량을 같게 유지할 수 있으니, 그 줄어드는 직원 수만큼 정규직 고용비용을 줄일 수 있다. 게다가, 계속 되풀이 되는 말이지만, 애시당초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전환할 목적으로 고용하는 인력이 아니다. 고용불안은 "비정규직"이라는 제도 자체에 따르는 결과이지, 비정규직 한도가 짧아서 생긴 일이 아니다. 작년 11월에 눈물 닦으며 맹박군 찍으라던 이영민군은 몸으로 겪었으니 이를 아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용안정"을 내세우며 마치 근로자복지를 위한 정책을 집행하는 것처럼 거짓말하는 인간들은 쥐어박고 싶다. 그 말대로 "고용안정"을 하려면, 왜 비정규직 한도를 50년으로 하지 않는가? 그러면 아무도 정규직 전환없이 "안정"된 비정규직 고용을 평생 누릴 수 있잖아? 영민군이 울면서 "파리목숨"이라고 하던 비정규직을 오래도록 "안정"되게 유지하면, 영민군은 투표로써 얻고자 하는 것을 얻었다고 생각하고 행복하게 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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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각도에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의문: 자칭 언론에서는 매번 한국에 고급인력이 없다고 난리이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은 미숙련 저임금 노동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해서 비용을 줄이는 60년대식 생산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숙련도가 중요하다면 저임금 비정규직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그러면, 고급인력이 왜 필요하지?
- 고급인력이 숙련도가 높다던가 아니면 교육정도가 높아서 숙련이 빠르다거나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면, 현재 우리나라 수준의 생산관계에서는 거의 필요가 없는 사람들.
- 고급인력이 기술지식이 많은 사람을 말한다면, 어차피 그런 사람들은 조금만 있어도 충분하지. (이건희 말대로, 많은 사람 먹여 살리는 천재들.)
만화라고 함부로 우습게 볼 수 없는 묵직한 주제를 담고 있는 워치멘(Watchmen)이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나왔다고 한다. "왓치맨"이라는 제목으로 2권짜리로 촐간된다니 그리 두껍지는 않겠다.
영화로도 유명한 V for Vendetta의 작가가 그린 만화이니, 그 만화나 영화를 보아서 좋아했다면 Watchmen도 좋아할만한 만화이다. (영화로 만들어진 V for Vendetta는 원작을 좀 훼손했다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그건 또 다른 얘기거리이다.) 주제가 무겁고 다분히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으니 아동용은 절대로 아니다. 나한테 연령제한을 걸라고 하면, 내용을 읽고 생각해 볼 수 있게 18세 이상으로 제한을 걸겠다. 요즘같이 10대들이 20대 청년들보다 훨씬 더 생각을 많이 하는 사회 분위기라면 영화처럼 PG-13을 걸 수도 있지만서도...
어쨌거나, 이 만화를 기점으로 해서 영어문화권의 만화들이 꼬마들 시간보내기 수준에서 진지한 고민을 전달하는 매체로 전이를 이룬다는 남들의 평가도 참고할만 하다. 만화를 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나도 Watchmen은 추천할만 하다고 생각한다.
정식 리뷰가 되려면 내용도 적당히 요약하고 전달하려는 얘기도 정리해봐야 되겠지만, 암만해도 다해봐야 400페이지도 안되는 것을 읽을 의욕을 꺾을까 저어하여 그 부분은 생략한다. 다만, Watchmen에 나오는 수퍼히어로는 보통 수퍼맨, 배트맨, 그린랜턴, 기타등등 만화에 나오는 그런 수퍼히어로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만 언급하고 지나가자. 하나 더 스포일러같은 얘기를 덧붙이면, 만화속의 만화가 그냥 지면 때우기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는 평행선을 그린다. 이에 관련된 (가짜) 신문기사 부분도 빼놓지 말고 읽으면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의 메타픽션을 생각해보라.)
내용과는 관계없는 지엽적인 궁금증: 원래 각 권마다 뒤에 붙어 있던 회고록/기사/진료기록 등은 어떻게 편집했을지 궁금하다. 원래의 12권본에서는 그것들이 마지막에 있는 것이 나름대로 자연스러워 보였다. 마치,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인 부록처럼 보이기 때문에, 건너뛰고 다음 권으로 넘어가도 그다지 찜찜한 느낌은 없다. (물론, 읽는게 이야기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런데, 원래 편집을 바꾸지 않고 고스란히 여러개를 한권으로 묶어 놓으면 중간에 갑자기 몇페이지씩 글씨만 나올텐데, 그냥 넘어가자니 찝찝할 것 같다.
한겨레 신문 만평에 나오는 꽃단 소의 이름이 "삼메가"란다. 막연히 맹박군보다 못난 생물은 세상에 없다라는 뜻인가보다 하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이 그림에 나온 것을 이름으로 해석한 것이란다. (불과 몇일전에 이 링크 달았었는데, 그때 알아보지 못했다니... 나는 이점오인가?)
우리나라 사람 누구나 다 알듯이, 꽃을 달았다는 것은 미쳤다는 것인데, 나는 이 소가 귀엽게 느껴진다. 눈꼬리가 처진게 은근히 슬픈 느낌을 준다. 마치, 자기의 잘못이 아니라 인간의 욕심때문에 바뀌어진 운명을 상징하는 듯하다. 또, 어떤 때에는 그 처진 눈꼬리가 어처구니 없는 짓을 골라서 하는 맹박군을 측은하게 생각하는 표정이다. 한편, 눈만 보면, 엉뚱하게도, 한 시절을 주름잡던 실버스타 스탤론 같은 인상이기도 하다. 그런데, 얼룩무늬와 뿔이 없었다면 통통한 배와 짤막한 다리만 보고 재미있게 생긴 돼지라고 해도 믿을 것 같다. 마치, 그 똘똘한 베이브가 환생했다라고나 할까?
그 영화 "베이브"에서 정말 인상깊었던 장면 끝에 나오는 마지막 대사 (그리고 슈렉에서 인용까지 했던 그 대사)
That'll do, pig. That'll do.삼메가에게도 같은 말을 하고 한겨레 그림판에서 은퇴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그게 언제가 될라나? 그때가 오면 영화 얘기, 소설 얘기 이런 것들 많이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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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을 들고 기분이 좋아진 것인지, 기분이 좋아서 촛불을 들었는지, 처음으로 보여주는 미소가 정겹다. 그런데, 빨간 꽃을 왼쪽에 달았네. "좌"측에 "빨"간 꽃? "좌빨"이구만! 푸하하! 누군가 거품 물겠다.
미소를 짓는 그 표정은 미친 소가 아니라 행복한 소이다. 한때 캘리포니아산 치즈 광고 문구가 이런 것이었다: "좋은 치즈는 행복한 소로부터 나옵니다. 행복한 소는 캘리포니아에 삽니다." 애석하게도 삼메가는 젖꼭지가 없는 것을 보니 치즈가 될만한 우유를 못 내겠다. 가만, 뿔은 원래 숫놈만 나는거잖아? 그런것도 헷갈리는 나는 이점오 미만인가보다.
어떤 소프트웨어를 쓰는가는 많은 경우에 습관에 의존한다. 내가 현재 파이어폭스를 쓰고 있는 이유는 순전히 10년도 넘은 습관인 것이다.
처음으로 웹이란 것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구경했을 때에는 lynx라는 프로그램을 썼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 당시에는 넷웍이 연결되어 있는 계정을 사서 썼는데, 그 계정으로 접속하는 방법이 텍스트 터미널을 쓰는 방법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다시 생각해보니 그게 lynx였는지는 아리까리하다. 하여간, gopher하고 뭐가 다른지 구분이 잘 안되는 그런 텍스트 기반의 브라우저였다.)
이후에 윈도우즈 3.1이 돌아갈만큼 메모리와 속도가 받쳐주는 컴퓨터를 샀을때에는 넷스케이프가 단 하나뿐인 웹브라우저였다. (정확한 버전이 기억이 안난다.) 그 즈음해서 PC통신 회사들이 PPP를 따로 돈받고 팔기 시작했던 것이 기억난다. (도동놈들.) 모자이크는 구경은 해봤지만 써본 적은 없었고, 내가 그래픽 웹브라우저를 마음대로 쓸 수 있게 되었을 때에는 이미 퇴물 취급받고 있었다.
그 이후로는 오로지 넷스케이프 버전들만 썼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경우도 있고, 그냥 습관적으로 그랬던 경우도 있다. 그 습관이 고스란히 모질라-피닉스-파이어버드-파이어폭스의 순으로 이어지는게 현재 내가 파이어폭스를 쓰는 이유라면 이유다. 모질라가 제대로 나오기까지 정말 오랫동안 넷스케이프 4.7로 버틴 기억이 난다. 한글로 된 사이트만 들어가면 되는게 없던 그 시절이 벌써 몇년전인가...
최근에 파이어폭스 3.0이 나오면서 생긴 다툼들을 보고 있으니 그냥 옛 생각이 난다. 누구나 다 아는 얘기지만, 소프트웨어는 도구다. 그냥 손에 맞는 것, 손에 익은 것을 쓰는 것이다. 이 얘기를 몰라서 쌈박질하지는 않을 것이다. "소프트웨어는 도구다"라는 말 자체가 지겨운 cliche에 불과하게 들리는 사람도 있을터인즉. 이제 유아기를 벗어날 때도 되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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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넷스케이프를 네스카페라고 읽는게 유행이었지. 그것을 한참동안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Finding Nemo에서 도리가 "에스카페"라고 단어를 읽는 장면에서 그 생각이 났었다. 그리고 또 잊어버렸다가 오늘 그 두개가 한꺼번에 생각나네.
전에 했던 얘기에 이어서...
하나. 해커 또는 크래커라고 불리는 무리들이 쓰는 이상한 말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영어 단어같이 생겼는데 숫자가 섞여 있고 그런 것들. 예컨대, 자기를 h4x0r라고 부른다던지 하는 것. 보통 꼬마들이 그런 짓을 하는데, 꼬마들의 정신세계를 반영해 (특히 자기를 부를때면) 그 앞에 형용사로 l33t 또는 1337이라고 붙인다. (처음 듣는 말이라면, 안젤리나 졸리의 초기 출연작인 해커스라는 영화를 보면 굉장히 자주 나온다.) 꼬마들이기 때문에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자기가 잘났다고 하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elite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1337은 앞의 e를 빼고 발음을 길게 늘여서 leet라고 한다음에 그걸 삐삐 메세지 보내듯 숫자로 바꾸어 준 것이다. 그렇게 영어단어를 마구 난도질해서 쓰는 말을 언어이름으로서 leet라고도 한다. 요컨대, 잘난 자기네들끼리만 통하는 언어라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한국에서도 잘난 자기네들끼리만 말이 통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뽑는 시험을 LEET라고 한다.
둘. 국제안보통상법연구센터라는 네이버 카페. 우리말로 써놓았을때에는 나같은 사람은 근처에도 못 가는 수준의 심도있는 논의를 하는 곳 같이 보이는데, 영문 카페 이름이 좀 심상치 않다: Ex-Con. 진지한 얘기를 하는 회원들의 글을 보면 전문가들 같은데, 그 많고 많은 이름중에 왜 하필이면 "전과자"라는 이름을 선택했을까? 조용히 물어보려고 했더니, 네이버 회원이어야만 얘기를 할 수 있단다. (전과자라는데 은근히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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